전체 글171 일류의 조건 - 사이토 다카시(필름, 2024) p.31 '전문가의 방식과 행동을 관찰하고 그 기술을 훔쳐 내 것으로 만든다.' 이것이 숙달로 이어지는 대원칙이다.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에 녹여 습관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p.43 모순적인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질문을 던지는 것도 능력이다.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 또는 배경지식을 갖추어야 날카로운 질문도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내가 말하는 '질문력'이다. p.53 문과를 선택한 사람은 본인이 문과 계열에 잘 맞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규정하여 선택하는 일보다, 이과 과목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학 과목에 자신이 없어 이과는 포기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문과를 선택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한번 자신을 문과적 인간이라고 규정해..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 곽재식(어크로스, 2022) p. 37 나는 사람들의 활동 때문에 지구가 금성처럼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우주와 지구의 거대한 움직임에 비하면 사람이 가진 힘은 미미하다.그렇지만 또한 같이 고려해야할 것이, 사람의 생활 역시도 우주와 지구의 거대함에 비하면 미미하다는 점이다. 그 미미한 사람이 미미한 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아주 크다. 나는 이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뿜어내는 온실기체가 지구를 통째로 금성처럼 바꾸어 놓기는 부족하곘지만, 당장 지구에 사는 사람 자신의 삶을 괴롭히기에는 충분하다. p. 95 기후변화의 충격은 인류의 멸망이 아니라 사회의 약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형태로 먼저 나타날 것이다. 기후변화는 종말론 신화처럼 세상을 쓸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p. 136 왜 매년 7월과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패트릭 브링리(웅진지식하우스, 2024) p. 41 내 시선이 페르메이르가 즐겨 그렸던 조용한 집 안 풍경으로 가서 멈춘다. 뺨을 손으로 받치고 졸고 있는 하녀가 보이고, 그 뒤로는 잘 정돈되고 텅 빈듯한 집 안의 모습이 모든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작가 특유의 빛을 받으며 펼쳐진다. 그림을 보다가 페르메이르가 포착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나는 깜짝 놀랐다. 가끔 친숙한 환경 그 자체에 장대함과 성스러움이 깃들어 있다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그가 바로 그 느낌을 정확히 포착한 것이었다. 그것은 나의 형 톰의 병실에서 끊임없이 들었던 느낌이었고, 쥐 죽은 듯 고요한 메트의 아침이면 떠올리게 되는 바로 그 느낌이기도 했다. p.67 우리는 '경배'를 할 때 아름다움을 이해한다. '통곡'을 할 때 '삶은 고통이다'라는 오래된 격언에 담긴 지혜의 의.. 황금종이 - 조정래(해냄, 2024) p. 284(1권) '질문이 한 가지 있습니다. 교수님 강의와 직접 관련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질문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돈이란 무엇입니까?' (중략) 교단 끝에서 휙 돌아선 교수가 칠판 빈 데다 쓰기 시작했어. '돈은 인간에게 실존인 동시에 부조리다.' p. 149(2권) 소설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제시라고. 아마 작가는 독자들에게 문제를 제시하고, 그 답은 역사에 요구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각 에피소드들이 금방금방 잘 읽히는 책.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이태하 변호사를 중심으로 연결되면서 중심을 잡고 다음 이야기로 전개되는 구성 덕분에 무리없이 흐름을 따라갈 수 있.. 여행의 이유 - 김영하 (복복서가, 2024) p. 44 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p.90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에서 데이비드 실즈는 이렇게 말한다.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p.139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일종의 위기 상..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 - 오평선 (포레스트북스, 2024) p. 53 정말 중요한 것은 사실 주인이 없다.소유하지 않아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들,그런 것들과 더 친하게 지낼 나이다. p.86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 - 마르셀 프루스트 p.142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 오해가 많은 사람보다 낫다. - 아나톨 프랑스 p.205 새로운 사람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얻는 것은 좋은 일이다,하지만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익숙한 사람도원래 새로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잊지 마라.그 역시 당신의 노력 끝에 익숙해진 사람이다. 이미 익숙해진 사람에게는새로운 사람에 쓸 노력의 반만 써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새것에 한눈파느라 소중한 인연을 놓치지 말자. 맡겨진 소녀 - 클레어 키건 (다산책방, 2024) p. 69 마당을 비추는 커다란 달이 진입로를 지나 저 멀리 거리까지 우리가 갈 길을 분필처럼 표시해 준다. p. 73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p.96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묻고 있지만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배웠고, 충분히 자랐다. p.98 아저씨가 볼 수 없는 것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아저씨의 품에서 내려가서 나를 자상하게 보살펴 준 아주머니에게 절대로,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더욱 심오한 무언가 때문에 나는 아저씨의 품에 안긴 채 꼭 잡고 놓지 않는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다산책방, 2024) p. 57 "하지만 만약 우리 애가 그중 하나라면?" 펄롱이 말했다. "내 말이 바로 그거야." 아일린이 다시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라고." p.64~65 삶에서 그토록 많은 부분이 운에 따라 결정된다는게 그럴 만하면서도 동시에 심히 부당하게 느껴졌다. p.67 이 위는 이렇게 고요한데 왜 평화로운 느낌이 들지 않는 걸까? p.81~82 펄롱은 수녀원장이 자기가 그냥 가길 바란다는 걸 알았지만, 걸음을 멈추고 여자아이 옆에 섰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니?" 펄롱이 말했다. "말만 하렴." 아이는 창문을 쳐다보고 숨을 들이마시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친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처음으로 혹은 오랜만에 친절을 마주했을 때 그러듯이. p.106 "그 사람들이 갖는 힘은 딱 우.. 한국이 싫어서 - 장강명(민음사, 2015) p.152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봤어. ... 매일 화내거나 불안해하는 얼굴들을 보면서 살고 싶지 않아. 그런데 그게 전부야. 그 외에는 딱히 이걸 꼭 하고 싶다든가 그런 건 없어.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아는 건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쪽이야. 일단 난 매일매일 웃으면서 살고 싶어. 그리고 나는 당당하게 살고 싶어. 그 이상으로 내 자존심이랄까 존엄성이랄까 그런 것까지 팔고 싶지는 않아. 난 내가 누구를 부리게 되거나 접대를 받는 처지가 되어도 그 사람 자존심은 배려해 줄 거야. 자존심 지켜 주면서도 일 엄격하게 시킬 수 있어. 또 여유가 생기면 사회를 위해 작더라도 뭔가 봉사를 하고 싶어. p.160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김신종 옮김(page2, 2024) p.21 인간이 위대하다는 것은 그가 다리일 뿐 어떤 목적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운 점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자 몰락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나는, 몰락하는 것 말고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는 자들을 사랑한다. 그들은 건너가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p.42~45 정신의 세가지 변화에 대하여 참아내는 정신은 가장 무거운 이 모든 짐을 스스로 짊어진다. 짐을 싣고 서둘러 사막으로 달려가는 낙타처럼, 정신은 자신의 사막으로 급히 달려가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고독한 그 사막에서 두번째 변화가 일어난다. 여기서 정신은 사자가 되어서, 스스로 자유를 쟁취해 자신의 사막에서 주인이 되길 바란다. 정신은 자신의 최후의 주인, 자신의 최후의 신에게 대적하려하고, 승리를 위하여 정신은 그 거대한 용..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 강용수(유노북스, 2024) p. 24~25 쇼펜하우어는 인생사가 고통의 연속인 이유를 살아남고자 하는 인간 본성의 욕망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삶에 대한 맹목적인 의지"로 보고, 영원히 살려는 맹목적인 욕망이 충족되지 않아서 인간이 고통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혔다.인간 본성의 욕망이 고통만 주는 것은 아니다.고통과 함께 그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하는 힘 또한 삶에 대한 애착과 맹목적인 열망에서 나온다.그래서 이런 욕망을 잘 다스릴 때 주체적으로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고 봤다. p. 35 인간의 욕망은 신체를 통해 '삶에 대한 의지'로 나타난다.우리는 신체를 통해 '삶에의 의지'를 내부적으로 느낀다.진화론과의 차이점이라면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욕망을 잘 다스려야 행복해진다는 입장이다. p.37 행복과 불행은 객..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 양유진(21세기 북스, 2024) p. 57처음 접한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사무치다니. 작은 손길조차 건네지 못한 나의 행동이 못내 아쉬웠다.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는 아직 어린 나에게 조금 벅찼지만, 내 삶의 모양만을 바라보며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고 있던 내게 좀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각자의 모양이 있듯이 나도 나만의 조금 특별한 모양이 있을 뿐,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배웠다. p.67현재의 나는 지나온 시간을 바라보며 참 좋았다고 이야기하지만 과거의 나는 전혀 모른다. 그저 미래를 바라보며 어서 끝나길, 어서 크길, 상황이 더 좋아지길 기다릴 뿐이다. p.68~69지금 우리는 가장 빛나고 있다.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하면 내일도 사랑할 것이고 지나간 어제도 사랑하게 될 것이.. 이전 1 2 3 4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