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52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봤어. ... 매일 화내거나 불안해하는 얼굴들을 보면서 살고 싶지 않아.
그런데 그게 전부야. 그 외에는 딱히 이걸 꼭 하고 싶다든가 그런 건 없어.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아는 건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쪽이야.
일단 난 매일매일 웃으면서 살고 싶어.
그리고 나는 당당하게 살고 싶어.
그 이상으로 내 자존심이랄까 존엄성이랄까 그런 것까지 팔고 싶지는 않아. 난 내가 누구를 부리게 되거나 접대를 받는 처지가 되어도 그 사람 자존심은 배려해 줄 거야. 자존심 지켜 주면서도 일 엄격하게 시킬 수 있어.
또 여유가 생기면 사회를 위해 작더라도 뭔가 봉사를 하고 싶어.
p.160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순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
p.184~185
나는 행복도 돈과 같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행복에도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 있는거야.
어떤 행복은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거야. 그러면 그걸 성취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서 사람을 오랫동안 조금 행복하게 만들어 줘. 그게 자산성 행복이야.
어떤 사람은 정반대지. 이런 사람들은 행복의 금리가 낮아서, 행복 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많이 창출해야 돼.
p.185~186
시어머니나 자기 회사를 아무리 미워하고 욕해봤자 자산성 행복도, 현금흐름성 행복도 높아지지 않아.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이렇지 않나. 자기 행복을 아끼다 못해 어디 깊은 곳에 꽁꽁 싸 놓지. 그리고 자기 행복이 아닌 남의 불행을 원동력 삼아 하루하루를 버티는 거야.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라도 남을 불행하게 만들려고 해.
난 그렇게 살지 못해.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고.
책
한국이 싫어서 - 장강명(민음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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