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파랑1 천개의 파랑 - 천선란(허블, 2020) "그리움이 어떤 건지 설명을 부탁해도 될까요?"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거야." "문득문득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덩어리를 하나씩 떼어내는거지. 다 사라질 때까지." 은혜는 신기한 인간이다. 다른 인간들과 다르게 기구를 이용해 움직인다. 능수능란하고 힘차다. 은혜의 모든 움직임이 콜리에게는 그렇게 보인다. 이 땅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가 각자 살아갈 힘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정상의' 사람들은 모르는 듯 했다. 대화였다. 콜리는 공감을 느낄 수 없는 개체였지만 공감하는 척 움직이게 만들어졌다. 어차피 사람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공감이었다. 보경은 콜리를 앉혀놓고 몇 번 대화한 후에야 진정으로 필요했던 건 들을 수 있는 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