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올 뉴 아반떼 CN7이 많이 팔려서 그런지, 다른 차종들에 비해 첫차로 뽑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유난히 배터리 방전에 대한 글이 많이 보입니다. 배터리 방전은 원래 배터리가 쥐약인 겨울철에 발생하기는 하는데, 아반떼 CN7은 계절 상관없이 보이네요. 겨울 되면서 좀더 많아졌구요.
주말동안 세워뒀다가 방전된다는 이야기도 보이니 그냥 넘길 일은 아닙니다. 예전에 타던 경차는 2주일을 그냥 밖에 세워도 방전이 된 적은 없었거든요. 특히 출시된지 1년도 안된 순정 상태의 차량이면 한겨울에 3주씩 야외에 방치하는 정도가 아닌 이상 방전이 발생해선 안됩니다.
새로 아반떼를 계약해서 기다리는 입장에서 참 신경이 쓰이네요.
그래서 의심가는 원인과 나름의 해결 방안을 정리해 봤습니다.
1. 원인
아직 방전 원인이 뚜렷하게 잡히진 않았습니다. 모든 아반떼 차량에서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방전이 발생하는 차량마다 환경 조건이 다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도 몇 가지로 추정이 되기는 합니다.
지금부터 나오는 내용은
아반떼 CN7 운전자들이 올려놓은 정보를
종합하여 추론한 의견 입니다.
보다 자세한 진단과 해결은
현대자동차와 블루핸즈를 통하시기 바랍니다.
1) 블랙박스 퓨즈 직접 연결
블랙박스를 모든 차량에 부착을 하는데, 전원을 12V 시거잭이 아닌 퓨즈 박스에 바로 연결을 합니다. 이게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블랙박스를 운행 중에만 작동하게 하더라도 선이 배터리에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 전류가 계속 흐를 수 있습니다. 집에서도 안쓰는 전기장치라도 대기 전류가 조금씩 흐르니 콘센트에서 빼놓으라고 하잖아요. 같은 상황이 자동차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블랙박스를 퓨즈에 직접 연결해서 사용하는건 10년전에도 사용하던 방식입니다. 이미 검증된 방식인데 100% 이것 때문이라고 하기도 뭐한 상황이긴 합니다.
2) 블랙박스 상시녹화
가장 큰 의심을 받는게 블랙박스 상시녹화 입니다. 이건 명확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블랙박스 상시녹화하면 자동차 배터리를 쭉쭉 빨아먹습니다. 배터리 전압이 내려가면 자동으로 멈추게 해도 이게 100% 정확하게 작동한다는 보장이 없어요. 자동차 배터리로만 사용하면 배터리 방전으로 가는 지름길 입니다. 블랙박스 상시녹화를 하려면 반드시 블랙박스가 사용한 전기를 보관할 보조배터리를 반드시 설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또 보조배터리를 달았는데도 방전이 된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보조배터리를 사용해도 퓨즈에 연결을 합니다. 블랙박스 대신 보조배터리를 퓨즈에 연결하는 것만 다를 뿐이죠. 어쨌든 퓨즈에 블랙박스든 보조배터리든 뭔가가 연결되는 것이고, 여기서 자동차 배터리가 소진될 수 있습니다.
3) 배터리 용량의 부족
아반떼 CN7에는 전자 장비가 많이 사용됩니다. 운전을 돕는 각종 센서도 많죠. 그만큼 전기 소모가 많습니다.
그런데 순정 배터리의 용량이 60A 입니다. 카페에서 검색해보면 배터리를 70A 짜리로 교체한 후 방전 증상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잘 보입니다. 이것을 보면 차량에서 필요로 하는 용량보다 작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60A를 또 작은 용량으로 보기는 좀 그래요. 경차에 들어가는건 40A 거든요. 경차보다 40% 정도 용량이 큰 배터리인데 방전이라... 무엇이 문제일까요?
배터리 충전을 제어하는 IBS 센서가 방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의심이 됩니다. 자동차가 달리는 동안 배터리를 충전해요. 몇년 전부터 배터리 충전량이 충분하면 충전을 안하게 합니다. 이러면 연비가 좀 올라가거든요. 이런 역할을 하는 센서가 IBS 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좋은 센서인데, 이 센서가 배터리 용량의 60~80% 수준만 충전을 시킨다고 하네요.
60A 용량의 60~80%면 실제로는 36~48A만 채워진다는 이야기죠. 음... 이렇게 되면 경차와 비슷하니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습니다.
4) 차량 소프트웨어 버그
아반떼 CN7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로직 구조에서 버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마트폰도 운영 프로그램이나 앱에 버그가 있으면 배터리가 광탈합니다. 아반떼 CN7의 프로그램에도 그런 현상을 발생시키는 버그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
실제로 2020년 3월~7월 사이에 생산된 아반떼 CN7의 통합바디제어기(IBU; Integrated Body Unit)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한 적이 있습니다. IBU가 슬립모드로 진입하지 않아 배터리가 조기 방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 IBU(통합바디제어기)는 기존 BCM(바디제어모듈), 스마트키, TPMS(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 PAS(주차보조) 등 4개의 ECU(전자제어장치)를 하나로 통합한 장치입니다.
5) 블루링크
4번과 비슷한 맥락에서 블루링크도 좀 의심이 갑니다. 블루링크 한 두해 사용된 시스템도 아니고, 다른 차종에도 사용이 되는 시스템이지만 그럼에도 가능성이란건 존재하니까 또 모르죠.
블루링크는 운전자와 앱으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핸드폰 처럼 무선 통신을 항상 하고 있다는 말이죠. 그리고 정보를 보내려면 차량의 현재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앱을 이용해 시동을 걸고 히터나 에어컨을 미리 틀어 놓을 수도 있있어요. 운전자가 보내는 명령을 받아서 차량의 기능을 돌리는거죠.
이 모든게 다 전기를 필요로 합니다. 아마 이런 프로세스가 돌아가는 과정 중에 버그가 발생하거나, 하드웨어와의 호환 문제로 전기를 많이 먹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PC도 조립해보면 하드웨어 조합에 따라 이상하게 오작동 하는 경우가 있으니,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해결책은?
몇 가지 방전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입니다.
1) 블랙박스를 퓨즈에 연결하지 말고 옛날처럼 시거잭에 연결하세요. 시거잭은 시동이 꺼지면 전원이 확실하게 차단됩니다.
2) 상시녹화는 안쓰는 휴대폰이나 공기계폰을 사용하세요. 256GB 짜리 메모리 넣어두고 보조배터리 붙이면 블백박스보다 훨씬 길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화질도 블랙박스보다 훨씬 낫구요. 하지만, 한 여름의 야외 주차장에선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여름에 야외 주차하면 자동차 실내 기온이 올라가 리튬이온/리튬폴리머 배터리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IBS 제거하거나 배터리에 붙어 있는 IBS를 탈거하고 사용하면 운행하는 동안 항상 배터리를 풀충전 합니다. 몇년 전까지 대부분의 차들이 항상 이랬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대신 이러면 블루링크에서 배터리 정보를 받을 수 없어요. 그리고 연비면에서 약간 손해볼 수 있습니다.
4) IBS 탈거가 좀 걸린다면 배터리 용량을 70A로 올려보세요.
5) 시동을 끄기 전에 자동차의 모든 기능 off 하고 5초 후에 시동을 off 하세요. 오디오, 순정 내비, 헤드라이트, 실내등 같이 전기를 사용하는 장치를 모두 직접 off 하고 하차하세요. 운전자들이 보통 자동으로 해놓는데, 이렇게 하면 프로그램 오류로 시동이 꺼지면서 장치들이 꺼졌음에도 꺼진 상태로 인식을 못하고 전류를 소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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